
정치박물관 '아고라'는 연세대학교 신명순 교수님께서 30여 년 가까이 모은 정치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사설 박물관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이 여는 정치박물관이라고 하네요. ('아고라'는 정치와 철학이 꽃피운 고대 그리스의 광장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아고라는 1층 세계정치관 / 2층 한국정치관 / 3층 우표전시관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먼저 1층 세계정치관에는 교수님께서 1975년부터 세계 40여 개국에서 모은 선거 포스터와 당원증, 투표용지, 및 정치 지도자들의 흉상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이 2000년 미국 대선 때 사용된 투표기계입니다. 민주당 앨 고어의 승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던 2000년 대선은 플로리다 투표용지를 한달 동안 전수 점검을 해서 결국 대법원이 공화당 부시의 손을 들어주었죠. 도장을 찍는 방식이 아닌 핀으로 구멍을 내는 방식의 투표였는데, 구멍을 뚫고 난 이후 투표용지에 붙은 찌꺼기가 구멍을 가려서 기계로는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정치선진국이라 자부하는 미국이 그러한 전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이후 이 기계는 전량 폐기되었다고 하는데, 여기 한국에 하나 남아있습니다.

민주정치의 본 고장,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테네의 흉상으로 전시는 시작됩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부터 시작해서 중국의 마오쩌둥, 베트남의 호치민, 북한의 김일성까지. 영웅을 중시 혹은 숭배하는 정치문화가 남아있는 국가들에서는 이렇게 정치 지도자의 근엄한 흉상을 만드는 게 일반적인가 보네요. 특히 중국 혁명의 영원한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담은 작은 책자는 일반인들이 언제나 휴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반면 좀 더 유연한 정치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들도 있습니다.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가 침대에 누워있는 모양으로 만든 '슬리퍼'입니다. 정치 지도자를 발에 끼고 다니다니, 꽤 유연한 문화임에 틀림없죠?

러시아의 전통 인형 마트로슈카로 만든 정치인 캐릭터도 있습니다. 작은 인형처럼 보이지만 거의 열 단계에 가깝게 안에 작은 인형들이 들어있더군요. 손재주들이 대단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총리가 바뀌면 총리의 이름을 딴 과자를 만들어 판다는군요. 마치 마을에서 큰 경사가 있을 때 떡 만들어서 돌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최근에 일본 총리 과자는 꽤 여러 번 만들어서 팔았겠네요.


미국은 대중정치에 나라답게 다양한 정치 기념물들이 존재합니다. 흉상, 장난감은 물론이고 기념 접시, 기념 동전, 모자, 배너, 버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당 버튼 혹은 정치인 버튼 같은 경우에는 지지자들이 자신의 옷 등에 버튼을 달고 다니면서 홍보한다고 하네요.

미국 대선 포스터들

핸섬한 클린턴과 고어

2004년의 메인 이벤트는 부시vs케리


개혁전도사 고르바초프

로버트 케네디와 마오쩌둥

스탈린!

넬슨 만델라

이건 독일의 한 정당의 포스터인데요, 자세히 보면 남자 둘, 그리고 여자 둘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자기 정당이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걸 나타내는 포스터라고 하네요.


























